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상속 5단계
장례를 치르고 나면 곧바로 시계가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상속에는 3개월과 6개월이라는 두 개의 기한이 있고, 이 기한을 놓치면 되돌릴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이 글은 재산·빚 조회부터 상속포기·한정승인 결정, 가정법원 신고, 분할 협의, 상속세 신고까지 5단계를 기한과 함께 정리합니다. 빚이 재산보다 많은 경우의 대응도 함께 다룹니다.
01이런 상황이라면 이 가이드를 따라가세요
아래 상황 중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기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 사망일로부터 3개월이 지나지 않았다
- 고인의 빚이 얼마인지 정확히 모른다
- 재산보다 빚이 많을 가능성이 있다
- 상속인이 여러 명이라 의견을 모아야 한다
- 고인 명의의 예금·부동산을 아직 손대지 않았다
- 상속인 중에 미성년자가 있다
- 이미 3개월이 지났는데 뒤늦게 빚을 알게 됐다
02상황 유형 3가지 — 선택지가 다릅니다
재산과 빚의 크기에 따라 취할 조치가 갈립니다.
유형 1은 기한만 지키면 됩니다. 유형 2는 누가 어디까지 포기해야 하는지가 관건입니다. 유형 3은 한정승인이 가장 현실적인 답입니다. 빚 규모를 끝까지 확인하지 못한 채 3개월이 지나가면 자동으로 단순승인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03관련 법령
상속의 뼈대를 이루는 5개 조문입니다.
04대응 5단계 플레이북
사망신고부터 상속세 납부까지, 기한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사망신고와 함께 신청하세요
- 사망신고는 사망 사실을 안 날부터 1개월 이내에 해야 합니다
- 이때 ‘안심상속 원스톱 서비스’를 함께 신청하면 여러 기관을 따로 다닐 필요가 없습니다
- 주민센터 방문 또는 정부24(www.gov.kr) 온라인 신청
한 번에 확인되는 것
- 금융거래 — 예금·대출·보증·카드·증권·보험 (금융감독원 조회)
- 부동산 — 토지·건축물 소유 현황
- 자동차, 국세·지방세 체납액
-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가입 여부
왜 이걸 먼저 해야 하나
- 2단계의 3개월 결정을 하려면 빚 규모를 알아야 합니다
- 조회에 시간이 걸리므로 장례 직후 바로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 결과가 늦어져 3개월이 촉박해지면 가정법원에 기간 연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단서)
이 단계에서 절대 하지 말 것
- 고인의 예금을 인출하지 마세요. 처분행위로 보여 단순승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장례비를 고인 계좌에서 빼는 것도 신중해야 합니다. 가급적 상속인 개인 돈으로 치르고 영수증을 보관하세요
세 가지 선택지
- 단순승인 — 재산도 빚도 전부 물려받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고 3개월이 지나면 자동으로 이렇게 됩니다
- 한정승인 — 물려받은 재산 범위 안에서만 빚을 갚습니다. 재산이 남으면 가지고, 빚이 더 많아도 내 돈으로 갚지 않습니다
- 상속포기 —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이 됩니다. 재산도 빚도 받지 않습니다
포기와 한정승인, 무엇을 고를까
- 빚이 확실히 많고 남길 재산이 없다면 포기가 간명합니다
- 다만 포기하면 다음 순위로 상속이 넘어갑니다. 자녀가 포기하면 손자녀, 그마저 포기하면 부모·형제자매로 이어집니다
- 그래서 실무에서는 상속인 중 한 명이 한정승인을 하고 나머지가 포기하는 조합을 많이 씁니다. 한정승인한 사람이 청산을 맡으면서 순위가 더 내려가지 않게 막는 방식입니다
- 빚 규모가 불확실하면 한정승인이 안전합니다
배우자와 자녀가 함께 있을 때 — 2023년에 바뀐 부분
- 예전에는 자녀가 전부 포기하면 손자녀가 배우자와 함께 상속인이 된다고 보아, 손자녀까지 전부 포기해야 했습니다
- 대법원 2020그42 전원합의체 결정(2023.3.23)은 이를 바꿔, 배우자와 자녀 중 자녀 전부가 포기하면 배우자가 단독상속인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 손자녀까지 줄줄이 포기 절차를 밟아야 하는 부담이 줄었습니다. 다만 개별 사안은 가족 구성에 따라 다르므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3개월이 이미 지났다면
- 빚이 더 많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다면,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습니다(특별한정승인, 민법 제1019조 제3항)
- 상속 당시 미성년자였다면 성년이 된 후 빚 초과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이 가능합니다(제4항, 2022.12.13 신설)
어디에 내나
- 관할: 피상속인(고인)의 마지막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
- 서류: 신고서, 고인 기본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말소자 주민등록초본, 상속인 가족관계증명서·주민등록등본
- 한정승인은 상속재산목록을 함께 내야 합니다
가장 조심할 지점 — 심판 고지 전에는 손대지 마세요
- 한정승인·포기는 신고서를 냈다고 바로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가정법원의 심판을 받고 그 심판을 고지받아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 대법원 2013다73520 판결은 민법 제1026조 제1호(처분행위로 인한 법정단순승인)가 한정승인·포기의 효력이 생기기 전에 재산을 처분한 경우에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 즉 신고만 해 놓고 심판이 나기 전에 고인의 예금을 빼거나 부동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한정승인 후에 할 일
- 심판을 받으면 신문 공고로 채권자를 찾고, 재산을 팔아 채권자들에게 순위대로 나눠주는 청산을 합니다
- 이 과정에서 재산을 숨기거나 함부로 쓰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됩니다(민법 제1026조 제3호)
협의로 자유롭게 나눌 수 있습니다
- 민법 제1013조는 공동상속인이 언제든지 협의로 상속재산을 분할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 법정상속분과 다르게 나눠도 됩니다. 한 사람이 전부 갖는 것도 협의만 되면 가능합니다
- 다만 상속인 전원이 참여해야 합니다. 한 명이라도 빠지면 협의가 무효입니다
- 미성년 상속인이 있고 그 부모도 공동상속인이면 이해가 충돌하므로 특별대리인 선임이 필요합니다
협의가 안 되면
- 가정법원에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합니다
- 이때 생전에 미리 받은 재산(특별수익)과 고인을 부양·간호한 기여(기여분)를 따져 실제 몫을 조정합니다
- 대습상속의 경우, 대법원 2020다267620 판결은 피대습인이 생전에 받은 특별수익을 대습상속인의 특별수익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언이 있다면
- 유효한 유언이 있으면 유언이 우선합니다. 다만 유언 방식이 엄격해 무효가 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 유언으로 특정인에게 몰아주었더라도 다른 상속인은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기한 계산이 헷갈립니다
- 사망일이 아니라 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입니다
- 예: 3월 10일 사망 → 3월 31일 기준 → 9월 30일까지
- 피상속인이나 상속인이 외국에 주소를 둔 경우 9개월
세금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 상속세는 각종 공제가 커서 상당한 규모까지는 납부할 세액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 다만 세액이 0이어도 신고를 해 두면 나중에 부동산을 팔 때 취득가액을 인정받는 데 유리할 수 있습니다
- 공제 기준과 세율은 아래 관련 글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한 번에 내기 어렵다면
- 분납 — 세액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나눠 낼 수 있습니다
- 연부연납 — 담보를 제공하고 여러 해에 걸쳐 납부합니다
- 물납 — 요건을 갖추면 부동산 등으로 대신 낼 수 있습니다
- 부동산이 대부분이라 현금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신고 기한 전에 세무서나 세무사와 상담하세요
05이 단계에서 활용할 도구
상속분·유류분 계산기가족 구성만 넣으면 법정상속분과 유류분을 자동 계산. 채무초과 상황도 판정.도구 사용하기 →
06핵심 판례
07자주 하는 실수 6가지
- 1. 고인의 예금을 먼저 인출가장 치명적입니다. 상속재산 처분행위로 보여 민법 제1026조 제1호에 따라 단순승인이 되고, 빚 전부를 떠안게 됩니다. 한정승인·포기를 검토 중이라면 절대 손대지 마세요.
- 2. “안 받겠다”는 각서로 포기했다고 생각상속포기는 반드시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효력이 있습니다(민법 제1041조). 형제끼리 쓴 각서는 채권자에게 통하지 않습니다.
- 3. 신고만 하고 심판 고지 전에 재산을 처분한정승인·포기는 심판을 고지받아야 효력이 생깁니다. 그 전에 처분하면 단순승인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3다73520).
- 4. 나만 포기하고 끝냈다가 다른 가족에게 빚이 넘어감포기하면 다음 순위로 넘어갑니다. 가족 구성을 확인해 누구까지 조치해야 하는지 먼저 정리하세요. 한 명이 한정승인하고 나머지가 포기하는 조합이 자주 쓰입니다.
- 5. 3개월을 사망일부터 세는 착각기산점은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입니다. 반대로 상속세는 “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이라 기준이 서로 다릅니다. 두 기한을 함께 달력에 적어두세요.
- 6. 재산 조사가 안 끝났는데 그냥 3개월을 넘김아무것도 안 하면 단순승인입니다. 조사가 지연되면 가정법원에 기간 연장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