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허위글이 퍼졌을 때 — 삭제 요청부터 손해배상까지 5단계
나에 대한 허위글이 퍼졌을 때 — 삭제 요청부터 손해배상까지 5단계
- 가장 먼저 할 일은 고소가 아니라 증거 보전과 삭제 요청입니다. 글은 지워지면 끝입니다.
-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에 따라 사업자에게 삭제를 요청할 수 있고, 사업자는 지체 없이 조치해야 합니다.
- 다툼이 예상되면 사업자가 임시조치(접근 차단)를 할 수 있습니다. 기간은 30일 이내입니다.
- 상대가 누구인지 모를 때는 제44조의6에 따라 분쟁조정부에 이용자 정보 제공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 2026년 7월 7일부터 제44조의10이 시행돼, 손해액 증명이 어려우면 법원이 5천만원 범위에서 손해액을 정할 수 있습니다.
- 형사는 제70조입니다. 거짓 사실이면 7년 이하 징역이고,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인터넷에 나에 대한 사실이 아닌 글이 올라오면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당장 고소부터 떠오르지만, 순서를 잘못 잡으면 증거도 잃고 시간도 잃습니다. 법이 마련해 둔 절차를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1단계. 증거부터 고정합니다
- URL이 보이도록 전체 화면을 캡처합니다. 주소창과 날짜·시간이 함께 찍혀야 합니다.
- 작성자 아이디, 게시 일시, 조회수, 댓글까지 남깁니다. 전파 정도가 나중에 배상액 판단 요소가 됩니다.
- 퍼져 나간 곳이 여럿이면 각각 캡처합니다.
- 공증이나 내용증명까지는 필요 없지만, 캡처 파일의 생성 일시가 보존되도록 원본을 따로 보관하십시오.
2단계. 사업자에게 삭제를 요청합니다
①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일반에게 공개를 목적으로 제공된 정보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 등 타인의 권리가 침해된 경우 그 침해를 받은 자는 해당 정보를 처리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그 정보의 삭제 또는 반박내용의 게재를 요청할 수 있다.
②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요청받으면 지체 없이 삭제·임시조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즉시 신청인 및 정보게재자에게 알려야 한다.
④ 권리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이해당사자 간에 다툼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임시조치의 기간은 30일 이내로 한다.
실무에서 알아둘 점이 세 가지 있습니다.
- “소명”이면 됩니다. 완벽한 증명이 아니라 침해 사실을 그럴듯하게 밝히는 수준입니다. 어느 부분이 왜 사실과 다른지 구체적으로 적으십시오.
- 삭제 대신 반박 게재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조문이 두 가지를 나란히 두고 있습니다.
- 임시조치는 30일짜리 임시 카드입니다. 그 기간에 분쟁조정이나 소송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다시 노출될 수 있습니다.
한편 제44조의2 제6항은 사업자가 필요한 조치를 하면 배상책임을 줄이거나 면제받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사업자가 요청에 비교적 빠르게 반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요청은 기록이 남는 방식(신고 양식, 고객센터 접수번호, 메일)으로 하십시오.
3단계. 상대가 누구인지 모를 때
익명 계정이면 소송을 걸 상대를 특정할 수 없습니다. 이때 쓰는 제도가 이용자 정보 제공청구입니다.
① 특정한 이용자에 의한 정보의 게재나 유통으로 사생활 침해 또는 명예훼손 등 권리를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는 분쟁조정의 신청 또는 민형사상의 소를 제기하기 위하여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분쟁조정부에 해당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보유한 해당 이용자의 정보(성명·주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도록 청구할 수 있다.
② 분쟁조정부는 청구를 받으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외에는 그 이용자의 의견을 들어 정보제공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③ 정보를 제공받은 자는 그 목적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2026년 1월 6일 개정으로 이 업무를 맡는 기구의 이름과 근거 조문이 정비됐습니다. 종전의 명예훼손 분쟁조정부가 제44조의18의 분쟁조정부로 바뀌었고, 분쟁조정 절차도 제44조의20 이하로 옮겨졌습니다.
4단계. 손해배상 — 2026년 7월부터 달라진 부분
종전에는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로 청구했고, 가장 큰 장벽이 손해액 증명이었습니다. 명예가 훼손된 것은 분명한데 “그래서 얼마냐”를 대기가 어려웠습니다. 이 부분을 정면으로 다룬 조문이 신설됐습니다.
① 고의 또는 과실로 불법정보, 허위정보, 조작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에 유통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법원은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때에는 법 위반상태의 지속기간, 변론 전체의 취지 및 증거조사의 결과를 고려하여 5천만원의 범위 내에서 상당한 금액을 손해액으로 정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제3항은 일정 규모 이상의 게재자가 악의적으로 유통한 경우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액을 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5배 배상과 그 남용을 막는 장치는 7월 7일 시행 허위조작정보 배상 개정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5단계. 형사 고소 — 무엇이 처벌되나
①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2026.1.6〉
③ 제1항과 제2항의 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④ 제2항의 죄를 지은 자가 해당 위반행위와 관련하여 취득한 금품이나 그 밖의 이익은 몰수한다. 〈신설 2026.1.6〉
세 가지를 짚어야 합니다.
- “비방할 목적”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사실을 적시했다는 것과 별개의 구성요건이고, 검사가 증명해야 합니다. 대법원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 목적이 부인된다고 봅니다. 이 기준은 배드파더스 판결(2022도699)에 상세히 나옵니다.
- 반의사불벌죄입니다. 제3항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뒤집으면 합의가 강력한 카드라는 뜻입니다.
- 2026년 1월 6일 개정으로 몰수·추징이 들어왔습니다. 조회수나 광고 수익을 노린 허위 게시물을 겨냥한 조항입니다.
사실이 아닌 욕설·경멸적 표현만 있는 경우는 명예훼손이 아니라 모욕죄 문제입니다. 이쪽은 모욕죄 성립과 고소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순서를 지켜야 하는 이유
고소를 먼저 넣으면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글은 그대로 남아 계속 퍼집니다. 반대로 삭제만 하고 증거를 남기지 않으면 나중에 다툴 근거가 없습니다. 신원을 모른 채 소송을 준비하면 소장에 적을 피고가 없습니다.
민사와 형사는 동시에 갈 수 있습니다. 다만 형사가 반의사불벌죄라 합의 국면이 열리므로, 민사 청구액을 정하기 전에 이 점을 고려하는 편이 실리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게시글 삭제를 어디에 요청하나요?
정보통신망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라 해당 정보를 처리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그 사이트나 앱 운영자에게 침해사실을 소명하여 요청합니다. 사업자는 제2항에 따라 지체 없이 필요한 조치를 하고 신청인과 게재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Q. 임시조치는 얼마나 지속되나요?
제44조의2 제4항은 임시조치 기간을 30일 이내로 정하고 있습니다. 권리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거나 다툼이 예상될 때 취하는 조치이므로, 그 기간에 분쟁조정이나 소송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다시 노출될 수 있습니다.
Q. 익명 글쓴이의 신원을 알 수 있나요?
제44조의6에 따라 분쟁조정부에 이용자 정보 제공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분쟁조정 신청이나 민형사상 소 제기를 위한 목적으로만 가능하고, 제공되는 것도 성명·주소 등 최소한의 정보입니다. 다른 목적으로 쓰는 것은 제3항이 금지합니다.
Q. 손해액을 증명하기 어려운데 배상을 받을 수 있나요?
2026년 7월 7일 시행된 제44조의10 제2항은 손해 발생은 인정되나 구체적 손해액 증명이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려운 때 법원이 5천만원의 범위 내에서 상당한 금액을 손해액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만 부칙에 따라 시행 이후 유통된 정보에 적용됩니다.
Q. 사실을 그대로 썼는데도 처벌되나요?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은 사실을 드러낸 경우도 처벌 대상으로 하지만 “비방할 목적”을 요구합니다. 대법원은 이것이 사실 적시와 별개의 구성요건이고,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 목적이 부인된다고 판시했습니다.
Q.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제70조 제3항은 제1항과 제2항의 죄를 반의사불벌죄로 정합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