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노트

육아휴직 끝나고 다른 자리로 보냈다면 — 대법원이 정한 ‘같은 업무’ 기준 (2017두76005)

정리·발행 2026.08.25 읽기 8분
판결노트

육아휴직 끝나고 다른 자리로 보냈다면 — 대법원이 정한 ‘같은 업무’ 기준 (2017두76005)

핵심 요약
  •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두76005 판결입니다.
  •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의 ‘불리한 처우’란 육아휴직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불이익 전반을 의미합니다.
  • 제19조 제4항의 ‘같은 업무’인지는 계약서에 적힌 업무만이 아니라 실제 수행해 온 업무까지 함께 보고, 직책·직위의 성격과 내용·범위·권한·책임에서 사회통념상 차이가 없어야 합니다.
  • 조직이 바뀌어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다른 직무’로 복귀시키는 경우에도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 대법원은 사업주가 책무를 다했는지 판단할 다섯 가지 고려요소를 제시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휴직 또는 복직 전에 사전 협의를 했는지입니다.
  • 임금만 유지하면 된다는 논리는 통하지 않습니다. 업무의 성격·권한·책임이 함께 따져집니다.

육아휴직을 쓸 때 가장 흔한 걱정이 “돌아갈 자리가 있을까”입니다. 실제로 복귀 후 전혀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회사는 “월급은 그대로 아니냐”고 말합니다. 이 논리가 통하는지에 대해 대법원이 기준을 세운 판결이 있습니다.

1. 사건과 조문

사건 개요
· 사건번호: 대법원 2017두76005 (부당전직구제재심판정취소청구의소)
· 선고: 2022년 6월 30일
· 사건 유형: 행정
· 참조조문: 남녀고용평등법 제4조, 제5조, 제19조 제1항·제3항·제4항
· 쟁점: 육아휴직을 마친 근로자를 휴직 전과 다른 직무에 복귀시킨 것이 부당한 전직인지

근거가 되는 조문 두 개를 먼저 보겠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육아휴직 기간에는 그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 다만, 사업을 계속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 또한 제2항의 육아휴직 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한다.

제4항이 “또는”으로 두 갈래를 두고 있어, 회사가 뒷쪽만 붙들고 “임금 수준이 같으니 됐다”고 주장하는 일이 생깁니다. 대법원이 정리한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2. ‘불리한 처우’의 범위 — 심리적 위축까지 포함됩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의 ‘불리한 처우’란 육아휴직 중 또는 육아휴직을 전후하여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육아휴직으로 말미암아 육아휴직 사용 근로자에게 발생하는 불이익 전반을 의미하므로, 사업주는 육아휴직 사용 근로자에게 육아휴직을 이유로 업무상 또는 경제상의 불이익을 주지 않아야 하고, 복귀 후 맡게 될 업무나 직무가 육아휴직 이전과 현저히 달라짐에 따른 생경함, 두려움 등으로 육아휴직의 신청이나 종료 후 복귀 그 자체를 꺼리게 만드는 등 근로자로 하여금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육아휴직을 신청·사용함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아야 한다.

주목할 대목은 뒷부분입니다. 대법원은 불이익을 금전적 손해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복귀 후 자리가 너무 달라져서 “휴직을 쓰기가 꺼려지게 만드는 것” 자체를 제3항이 막는 대상으로 본 것입니다.

이 시각이 중요한 이유는, 제도가 아무리 잘 갖춰져도 쓰면 불이익이 온다는 인식이 있으면 실제 사용률이 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그 인식을 만드는 행위까지 법이 금지한다고 읽었습니다.

3. ‘같은 업무’의 판단 기준

사업주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4항에 따라 육아휴직을 마친 근로자를 복귀시키면서 부여한 업무가 휴직 전과 ‘같은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려면,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 명시된 업무내용뿐만 아니라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도 아울러 고려하여, 휴직 전 담당 업무와 복귀 후의 담당 업무를 비교할 때 그 직책이나 직위의 성격과 내용·범위 및 권한·책임 등에서 사회통념상 차이가 없어야 한다.

두 가지가 확인됩니다.

  • 서류가 아니라 실제입니다. 근로계약서에 “회사가 정하는 업무”라고 포괄적으로 적혀 있어도, 실제로 해오던 일을 함께 봅니다.
  • 비교 항목이 넷입니다. 직책·직위의 성격, 내용과 범위, 권한, 책임. 이 중 하나라도 사회통념상 차이가 나면 ‘같은 업무’가 아닙니다.

4. 다른 직무로 보낼 때 — 다섯 가지 고려요소

조직 개편 등으로 같은 업무로 되돌리기 어려운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때도 실질적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고 못 박고, 판단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만약 휴직기간 중 발생한 조직체계나 근로환경의 변화 등을 이유로 사업주가 ‘같은 업무’로 복귀시키는 대신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다른 직무’로 복귀시키는 경우에도 복귀하는 근로자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어서는 아니 된다. 사업주가 위와 같은 책무를 다하였는지는 다음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환경의 변화나 조직의 재편 등으로 다른 직무를 부여해야 할 필요성 여부 및 정도
임금을 포함한 근로조건이 전체적으로 낮은 수준인지
업무의 성격과 내용·범위 및 권한·책임 등에 불이익이 있는지 여부 및 정도
대체 직무를 수행하게 됨에 따라 기존에 누리던 업무상·생활상 이익이 박탈되는지 여부 및 정도
동등하거나 더 유사한 직무를 부여하기 위하여 휴직 또는 복직 전에 사전 협의 기타 필요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판시는 이들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무적으로 가장 무거운 것은 ⑤입니다. 회사가 사전에 아무 상의 없이 복귀 당일 통보했다면, 나머지 요소가 애매하더라도 “필요한 노력을 다했다”고 말하기 어려워집니다. 반대로 근로자 입장에서는 협의를 요청한 기록이 그대로 증거가 됩니다.

5. 이 판결이 실제로 바꾸는 것

  • “임금 동결이니 문제없다”는 방어가 깨집니다. 제19조 제4항의 뒷갈래를 택했더라도 실질적 불이익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②는 다섯 요소 중 하나일 뿐입니다.
  • 직급 유지도 결론이 아닙니다. ③이 권한과 책임을 따로 적고 있어, 직급은 그대로인데 담당 업무의 범위와 결재 권한이 줄어든 경우도 불이익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 업무상 이익 외에 생활상 이익도 봅니다. ④의 “업무상·생활상 이익”에는 근무지 변경에 따른 통근 부담 같은 사정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조직 개편을 이유로 들려면 근거가 필요합니다. ①이 그 필요성의 “여부 및 정도”를 묻고 있어, 개편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합니다.

6. 이런 일을 겪었다면

① 비교표부터 만듭니다
휴직 전과 복귀 후의 직책, 담당 업무, 업무 범위, 결재·승인 권한, 관리 인원, 근무지를 나란히 적습니다. 대법원이 제시한 비교 항목이 그대로 쟁점이 됩니다.

② 협의 경과를 남깁니다
복귀 전 인사팀과 주고받은 메일·메시지, 면담 일자와 내용. ⑤ 요소의 핵심 증거입니다.

③ 구제 절차
전직·전보가 부당하다면 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도 그 경로를 거쳐 대법원까지 간 사안입니다. 근로기준법상 구제신청에는 기간 제한이 있으므로 발령을 받은 즉시 확인해야 합니다.

④ 상담 창구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1350),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신고가 가능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2026년 8월 20일부터 1~2주짜리 단기 육아휴직이 신설됐습니다(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6항). 이 짧은 휴직도 제19조의 육아휴직이므로, 제3항의 불리한 처우 금지와 제4항의 복귀 의무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짧게 썼다는 이유로 자리를 바꾸는 것 역시 이 판결의 기준으로 심사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육아휴직 후 임금만 같으면 다른 부서로 보내도 되나요?

아닙니다. 대법원 2017두76005 판결은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다른 직무’로 복귀시키는 경우에도 실질적인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임금 수준은 판단 요소 중 하나일 뿐이고, 업무의 성격·내용·범위·권한·책임도 함께 봅니다.

Q. ‘같은 업무’인지는 무엇으로 판단하나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 명시된 업무내용뿐만 아니라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도 함께 고려해, 휴직 전후를 비교했을 때 직책이나 직위의 성격과 내용·범위 및 권한·책임 등에서 사회통념상 차이가 없어야 합니다.

Q. ‘불리한 처우’는 금전적 손해만 뜻하나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육아휴직으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불이익 전반이라고 보면서, 복귀 후 업무가 현저히 달라져 휴직 신청이나 복귀 자체를 꺼리게 만드는 것까지 포함된다고 판시했습니다.

Q. 회사가 조직개편을 이유로 들면 어쩔 수 없나요?

그것만으로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다른 직무를 부여해야 할 필요성의 여부 및 정도를 따지도록 했고, 동등하거나 더 유사한 직무를 부여하기 위해 휴직 또는 복직 전에 사전 협의 등 필요한 노력을 했는지도 고려요소로 들었습니다.

Q. 부당하다고 생각되면 어디에 다투나요?

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도 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으로 대법원까지 올라간 사안입니다. 구제신청에는 기간 제한이 있으므로 발령 직후에 확인해야 합니다.

Q. 1~2주 단기 육아휴직에도 같은 보호가 적용되나요?

적용됩니다. 2026년 8월 20일 시행된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6항의 육아휴직도 제19조의 육아휴직이므로, 같은 조 제3항의 불리한 처우 금지와 제4항의 복귀 의무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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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17두76005 판결(부당전직구제재심판정취소청구의소),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제5조·제19조(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본 글은 판결의 요지를 정리한 것으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1350)나 변호사·공인노무사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