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노트

직장 내 괴롭힘은 민사상 불법행위다 — 대법원이 처음 잡은 기준 (2020다270503)

정리·발행 2026.09.05 읽기 7분
판결노트

직장 내 괴롭힘은 민사상 불법행위다 — 대법원이 처음 잡은 기준 (2020다270503)

핵심 요약
  •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입니다.
  • 판시 [1] —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되는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의 의미를 대법원이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 가해자가 이사(외래진료교수)이고 피해자가 계약직 직원인 사안에서, 가해자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이자 성희롱에 해당하여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했습니다.
  • 원심은 피해자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대법원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실일 고도의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봐 파기했습니다.
  • 실무적 의미 — 직장 내 괴롭힘이 과태료·산재뿐 아니라 민법 제750조·제751조의 손해배상 대상이라는 것을 대법원이 확인했습니다.
  • 피해자 진술이 구체적·일관적이면 가해자가 부인해도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심리 태도가 함께 담긴 판결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제76조의3에 조항이 있지만, 가해자에게 어떻게 돈을 청구할 수 있는지는 조문에 직접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이 이 대법원 판결입니다.

1. 사건과 근거 조문

사건 개요
· 사건번호: 대법원 2020다270503 (손해배상(기))
· 선고: 2021년 11월 25일
· 참조조문: 민법 제750조, 제751조,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 원고: 甲 대학교 어린이병원 후원회의 계약직 직원 乙
· 피고: 甲 대학교병원의 외래진료교수이자 후원회의 이사 丙
· 청구: 신체적·언어적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한 손해배상
· 원심: 원고 청구 배척 / 대법원: 파기환송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751조 제1항 (재산 이외의 손해의 배상)
타인의 신체,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는 재산 이외의 손해에 대하여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판시 [1] —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의 의미”

판시 [1] 요지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되는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의 의미에 관한 판시가 이 판결의 첫 번째 축입니다. 대법원은 이 두 개념을 민사 불법행위의 원인으로 정면에서 다루면서, 형사·과태료·산재와 별개의 민사 책임이 성립함을 확인했습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세 가지가 있습니다.

  • 근로기준법의 정의와 민사의 정의는 일치·연결됩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2가 정한 직장 내 괴롭힘은 그대로 민사 위법행위의 판단 자료가 됩니다.
  • 가해자 개인이 상대입니다. 회사에 대한 과태료·산재 절차와 별개로 가해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정신상 손해도 배상 대상. 민법 제751조가 근거이고, 위자료가 인정됩니다.

3. 판시 [2] — 사실인정과 심리 태도

제반 사정에 비추어 乙의 주장 내용이 사실일 고도의 개연성이 증명되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고, 丙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이자 ‘성희롱’에 해당하여 乙에 대한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문장에 담긴 심리 태도가 실무적으로 결정적입니다.

“고도의 개연성”
민사에서 요구되는 증명은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확신이 아니라 고도의 개연성입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해자 진술의 구체성·일관성, 정황증거를 종합할 때 주장 내용이 사실일 고도의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봤습니다.

“제반 사정”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발생 장소·상황, 다른 증거와의 정합성, 피해자의 대응 경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심리미진”
대법원은 원심이 이런 정황을 충분히 살피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피해자 진술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가 담겼습니다.

4. 이 판결을 실제로 어떻게 쓰나

① 청구 상대 세 축
· 가해자 개인 — 민법 제750조·제751조
· 사용자 —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가해자가 사용관계에 있을 때)
· 회사의 조치 의무 위반 —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위반 자체가 안전배려의무·근로계약상 부수의무 위반으로 손해배상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② 증거 정리 — 이 판결의 심리 태도에 맞춰
· 구체적 시점·장소·표현이 담긴 일지·메모
· 메시지·이메일·통화 녹음(내가 참여한 대화)
· 목격자 진술서
· 사내 신고·조사 기록, 회사의 조치 결과
· 진료기록·상담기록

③ 사내 절차와 병행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의 사내 신고·조사는 민사 소송의 증거 수집에도 유리합니다. 회사의 조사 결과 확인이 나오면 사실인정에서 큰 힘이 됩니다. 회사가 조사조차 안 한다면 그 자체가 안전배려의무 위반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절차는 직장 내 괴롭힘 대응에 정리했습니다.

④ 산재와 함께
정신적 고통에 따른 질병이 있다면 산재 요양급여도 검토합니다. 2026년 7월 1일부터 산재 조사에 근로자·대리인이 참여할 수 있게 돼 실무 여건이 개선됐습니다.

5. 사용자책임과 안전배려의무

가해자가 회사 소속이라면 회사도 함께 상대가 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756조 제1항 (사용자책임)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여기에 더해 대법원은 오랜 판례로 사용자에게 안전배려의무를 인정해 왔습니다. 근로자가 안전하게 근로할 수 있도록 물적·인적 환경을 정비할 의무가 근로계약에 부수해 있다는 법리입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알고도 방치하거나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경우, 안전배려의무 위반이 별도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6. 소멸시효 — 놓치면 끝입니다

민법 제766조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②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

“안 날부터 3년, 있은 날부터 10년” — 이 두 기간이 어느 쪽이든 먼저 지나면 소멸합니다. 지속적 괴롭힘의 경우 가장 마지막 행위가 기산점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각 행위마다 별도로 시효를 따지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직장 내 괴롭힘도 민사로 손해배상이 되나요?

됩니다. 대법원 2020다270503 판결이 직장 내 괴롭힘이 민사상 불법행위책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했습니다. 근거는 민법 제750조와 제751조입니다.

Q. 회사도 상대할 수 있나요?

가해자가 회사의 사용관계에 있다면 민법 제756조 사용자책임이 문제됩니다. 또한 회사가 신고 후 조사·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안전배려의무 위반이 별도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Q. 증거가 부족한데 소송이 될까요?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정황이 정합적이면 사실일 고도의 개연성이 증명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즉 진술의 구체성·일관성정황증거가 함께 갖춰지면, 상대가 부인해도 배척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회사에 신고와 소송을 동시에 해야 하나요?

동시에 갈 수 있습니다. 사내 신고와 사용자의 조사·조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의 절차이고, 민사 손해배상은 그와 별개입니다. 실무상 사내 조사 결과가 나오면 민사 증거로 쓰기 좋다는 점에서 먼저 사내 절차를 밟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언제까지 청구해야 하나요?

민법 제766조에 따라 안 날부터 3년, 있은 날부터 10년어느 쪽이든 먼저 지나면 청구권이 소멸합니다. 지속적 괴롭힘이라도 각 행위마다 시효가 문제 될 수 있으니 조속히 결정해야 합니다.

Q. 산재와 민사를 함께 갈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산재보험 급여를 받은 부분은 손해에서 공제되지만, 산재로 채워지지 않은 위자료 등은 별도로 민사 청구가 가능합니다. 산재 절차는 근로복지공단에, 민사는 법원에 각각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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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다270503 판결(손해배상(기)), 민법 제750조·제751조·제756조·제766조,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제76조의3,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본 글은 판결의 요지를 정리한 것으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표현·행위 내용과 증거의 구체성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대한법률구조공단(☎132)이나 노무사·변호사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