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노트

얼굴에 ‘개’ 합성해도 모욕죄가 될 수 있다 — 그런데 이 사건은 무죄였다 (2022도4719)

정리·발행 2026.09.05 읽기 6분
판결노트

얼굴에 ‘개’ 합성해도 모욕죄가 될 수 있다 — 그런데 이 사건은 무죄였다 (2022도4719)

핵심 요약
  •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도4719 판결입니다.
  • 모욕죄의 보호법익은 외부적 명예. “모욕”이란 사실 없이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 수단은 언어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비언어적·시각적 표현(합성 사진 등)도 요건을 갖추면 모욕죄가 성립합니다.
  • 다만 무례하다고 다 모욕은 아닙니다.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정도여야 합니다.
  • 대법원은 이 판단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 사건에서는 무죄 결론을 수긍했습니다.
  • 기준은 완화되지 않았고, 수단만 넓혀둔 판결입니다. 합성·짤·이모지도 구성요건 판단은 같은 방식입니다.

유튜브 영상에서 상대방 얼굴을 ‘개’ 얼굴로 합성했습니다. 검사는 모욕죄로 기소했고, 원심은 무죄, 대법원도 무죄를 수긍했습니다. 그런데 이 판결이 실제로 의미 있는 이유는 결론이 아니라 이유에 있습니다.

1. 사건

사건 개요
· 사건번호: 대법원 2022도4719 (모욕)
· 선고: 2023년 2월 2일
· 부제(공식 사건명 표기): “시각적 수단을 사용한 표현행위에 의한 모욕죄 성립 여부”
· 사안: 피고인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甲의 방송 영상을 게시하면서 甲의 얼굴에 ‘개’ 얼굴을 합성
· 참조조문: 형법 제311조 / 형사소송법 제325조
· 원심: 무죄 / 대법원: 무죄 수긍(상고 기각)

쟁점은 두 개였습니다. ① 말이 아니라 그림으로도 모욕죄가 성립하는가. ② 그렇다면 이 사건 합성 영상은 그 요건을 갖추었는가.

2. 첫 번째 판시 — 모욕의 정의를 유지했다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로서, 모욕죄에서 말하는 모욕이란 사실을 적시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떠한 표현이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라면 설령 그 표현이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여기서 두 가지가 뽑힙니다.

  • 보호법익은 외부적 명예.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지키자는 것이지, 개인의 감정을 지키자는 것이 아닙니다.
  • 무례함 ≠ 모욕. 표현이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정도여야 합니다.

3. 두 번째 판시 — 시각적 수단도 대상이다

모욕의 수단과 방법에는 제한이 없으므로 언어적 수단이 아닌 비언어적·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하여 표현을 하더라도 그것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모욕죄가 성립한다. 최근 영상 편집·합성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합성 사진 등을 이용한 모욕 범행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시각적 수단만을 사용한 모욕이라 하더라도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는 피해나 범행의 가벌성 정도는 언어적 수단을 사용한 경우와 비교하여 차이가 없다.
중요한 문장. “언어적 수단을 사용한 경우와 비교하여 차이가 없다.” 대법원은 합성이 말보다 가볍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짤, 밈, 이모지, 얼굴 합성 어느 것이든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의 전달이 있다면 성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4. 그런데 이 사건은 왜 무죄였나

원심판단 중 피고인이 甲을 ‘개’로 지칭하지는 않은 점 및 효과음, 자막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무죄의 근거로 든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영상의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볼 때, 피고인이 甲의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동물 그림을 사용하면서 甲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다소 해학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도 상당하므로, 해당 영상이 甲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이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甲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적 표현을 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수긍할 수 있다.

대법원이 원심 논리를 부분적으로 고쳤다는 점을 놓치지 마십시오. 원심은 “‘개’라고 부르지 않았다, 효과음·자막이 없었다”를 무죄 근거로 들었는데, 대법원은 그것들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결론적으로 영상 전체의 맥락상 해학적 표현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수긍했습니다.

읽어야 할 것. 대법원이 무죄로 본 것은 “이 사건 영상의 맥락상”입니다. 다시 말해 같은 합성이라도 맥락이 다르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얼굴 합성 자체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5. 실제로 이 판결을 어떻게 쓰나

고소하는 쪽
· 합성 자체만이 아니라 영상 전체의 맥락을 보여주는 것이 결정적입니다. 영상 앞뒤의 대사, 자막, 반복적 사용, 편집 의도 등이 함께 검토됩니다.
· 지속·반복 사용, 동일 표현의 대량 게시, 부정적 서사와의 결합이 있다면 그 사정을 정리해야 합니다.
· 이 판결이 “무죄”라고 해서 유사 사건에서 자동으로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맥락이 다르면 결론이 다릅니다.

방어하는 쪽
· 해학·풍자·유머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 방어의 축입니다.
· 얼굴을 가리는 용도였다는 점, 별도의 모욕적 언사·효과음·자막이 없었다는 점, 부정적 서사와 결합되지 않은 형태였다는 점이 유리한 정황이 됩니다.
· 대법원이 “다소 무례하더라도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이 아니면 모욕이 아니다”라고 명시적으로 확인한 이 판시는 방어에서 활용 가치가 큽니다.

6. 함께 읽으면 좋은 다른 판결

  • 대법원 2017도19229 (2022. 12. 15.) — 연예인에 대한 인터넷 뉴스 댓글 “국민호텔녀” 표현의 모욕죄 성립 여부. 특정 인격 침해 표현이 모욕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최근 판단입니다.
  • 대법원 2019도7370 (2022. 8. 31.) — 모욕죄의 성립 요건에 관한 판결.
  •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699 — 정보통신망법 명예훼손에서 비방 목적의 판단 기준. 모욕과는 죄가 다르지만 공공의 이익 논리가 참고됩니다. 배드파더스 판결 정리.

자주 묻는 질문

Q. 얼굴 합성이나 짤도 모욕죄가 되나요?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22도4719 판결은 수단과 방법에 제한이 없다고 하여 비언어적·시각적 수단도 요건을 갖추면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다만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정도여야 합니다.

Q. 그런데 이 사건은 왜 무죄인가요?

대법원은 영상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얼굴을 가리는 용도로 동물 그림을 쓰면서 부정적 감정을 다소 해학적으로 표현하려 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봤습니다. 즉 이 사건 특유의 맥락에 따른 결론이지, 얼굴 합성이 일반적으로 안전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Q. 무례한 표현은 다 모욕인가요?

아닙니다. 대법원은 “다소 무례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기준은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정도인지입니다.

Q. ‘개’라고 부르지 않아도 개 그림만으로 모욕이 되나요?

대법원은 지칭하지 않은 점이나 효과음·자막이 없다는 사정을 무죄 근거로 든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명시적으로 지적했습니다. 즉 그런 요소가 없어도 맥락상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것으로 평가되면 모욕죄가 될 수 있습니다.

Q. 짤·밈·이모지 사용은 어떻게 판단되나요?

같은 판시 기준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피해자가 특정되고, 공연히 유통되며, 표현 자체가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의 전달로 평가되면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순수한 유머·풍자로 평가되면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Q. 이 판결이 모욕죄 실무를 어떻게 바꾸나요?

구성요건 기준은 완화하지 않고, 수단만 넓혀두었습니다. 합성·시각 표현의 처벌 가능성이 명확해진 만큼, 창작·리뷰·비평 영역에서 맥락 관리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방어 자료로 전체 영상·게시물의 맥락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자료: 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도4719 판결(모욕), 형법 제311조, 형사소송법 제325조(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 본 글은 판결의 요지를 정리한 것으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표현의 수단·맥락·전체 내용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대한법률구조공단(☎132)이나 변호사에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