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대금이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돈 — 받은 사람도 물어줘야 할까
중고거래로 물건을 팔고 정상적으로 돈을 받았는데, 그 돈이 알고 보니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계좌에서 흘러온 것이라면? 대법원은 판매자가 그 사정을 몰랐고 모른 데 큰 잘못이 없다면, 피해자에게 그 돈을 돌려줄 의무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어떤 사건이었나
중고거래 사이트에 순금 목걸이를 판다고 올린 판매자가 거래상대방을 만나, 제3자 명의로 판매대금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받고 물건을 건넸습니다. 그런데 그 돈은 전혀 다른 사람이 보이스피싱에 속아 휴대폰에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바람에, 범죄자가 그 피해자의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빼돌린 피해금이었습니다. 뒤늦게 피해 사실을 안 피해자가 “그 돈은 부당이득이니 돌려달라”며 판매자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나
대법원은 편취된 금전이라도, 그 돈을 정당한 거래의 대가나 채무 변제로 받은 사람이 편취 사실을 몰랐고(선의) 모른 데 중대한 과실이 없었다면, 그 취득은 피해자에 대한 관계에서도 ‘법률상 원인’이 있어 부당이득이 아니다라고 정리했습니다. 또한 받은 사람에게 악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는 점은 피해자 쪽이 증명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정상적으로 물건을 팔거나 빌려준 돈을 받았을 뿐인데 그 돈의 출처가 범죄 피해금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물어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설명됩니다. 다만 거래 정황이 수상한데도 확인 없이 받았다면 ‘중대한 과실’로 평가될 여지가 있고, 결론은 사안마다 정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반대로 보이스피싱 피해자라면 돈이 흘러간 상대방에게서 곧바로 돌려받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피해 즉시 경찰과 금융기관에 계좌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