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노란봉투법, 3월 10일부터 시행 — 원청도 사용자가 되고 파업 손배가 제한된다
이른바 노란봉투법, 3월 10일부터 시행 — 원청도 사용자가 되고 파업 손배가 제한된다
-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2025년 9월 9일 개정돼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 사용자 범위 확대 — 근로계약 당사자가 아니어도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으면 그 범위에서 사용자로 봅니다(제2조 제2호).
- 노동쟁의 범위 확대 — 근로조건 결정에 관한 분쟁뿐 아니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 그리고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도 노동쟁의에 포함됩니다(제2조 제5호).
- 손해배상 청구 제한 — 사용자는 단체교섭·쟁의행위·노조활동으로 손해를 입어도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에게 배상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제3조 제1항).
- 근로자 개인에게 책임을 인정할 때 법원은 5가지 기준으로 책임비율을 정하여야 합니다(제3조 제3항, 신설).
‘노란봉투법’이라는 별칭으로 오래 논의돼 온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이름은 익숙한데 정작 무엇이 바뀌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조문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1. 사용자가 누구인가 — 원청이 들어왔다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한다. 이 경우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
종전에는 근로계약을 맺은 직접 고용주만 교섭 상대가 되는 것이 원칙이었습니다. 그래서 하청 근로자가 실제로 자신의 근로조건을 좌우하는 원청과 교섭하려 해도 “우리는 사용자가 아니다”라는 벽에 부딪혔습니다.
개정 조문은 실질적·구체적 지배·결정이라는 기준을 도입했습니다. 다만 무제한이 아니라 “그 범위에 있어서는”이라는 한정이 붙어 있습니다. 즉 원청이 모든 사항에서 사용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지배·결정하는 그 사안에 한해 사용자로 취급됩니다. 앞으로는 어떤 사항이 여기에 해당하는지가 실무의 핵심 쟁점이 될 것입니다.
2. 무엇을 두고 다툴 수 있나 — 노동쟁의 범위 확대
“노동쟁의”라 함은 …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근로자의 지위 기타 대우등 근로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 및 제92조제2호가목부터 라목까지의 사항에 관한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으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한다.
두 가지가 더해졌습니다.
-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 — 종전에는 구조조정·사업장 이전 같은 경영 판단은 “경영권 사항”이라 쟁의 대상이 아니라는 논리가 강했습니다. 이제 그 결정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친다면 노동쟁의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 — 이미 맺은 협약을 사용자가 대놓고 어기는 상황도 분쟁상태로 인정됩니다.
노동쟁의로 인정되는지가 왜 중요하냐면, 그래야 조정 절차를 거쳐 적법한 쟁의행위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범위 밖이면 파업 자체가 불법이 되어 형사·민사 책임으로 직결됐습니다.
3. 가장 큰 변화 — 손해배상 청구의 제한
‘노란봉투법’이라는 이름 자체가 파업 참가자에게 날아온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서에서 비롯됐습니다. 개정법의 핵심도 여기 있습니다.
① 사용자는 이 법에 따른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 그 밖의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②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대하여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의 이익을 방위하기 위하여 부득이 사용자에게 손해를 가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는 배상할 책임이 없다. 〈신설〉
제2항은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조항입니다. 사용자의 불법행위에 맞서 부득이 손해를 가한 경우까지 면책 범위를 넓혔습니다.
4. 개인에게 책임을 물을 때는 비율을 따져야 한다
그럼에도 근로자 개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때 법원이 지켜야 할 기준이 신설됐습니다.
법원은 … 손해배상책임을 근로자에게 인정하는 경우 손해의 배상의무자인 근로자에 대하여 다음 각 호에 따라 책임비율을 정하여야 한다.
1. 노동조합에서의 지위와 역할
2. 쟁의행위 등 참여 경위 및 정도
3. 손해 발생에 대한 관여의 정도
4. 임금 수준과 손해배상 청구금액
5. 손해의 원인과 성격
주목할 표현은 “정하여야 한다”입니다. 재량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종전에는 참가자 전원에게 연대책임을 물어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 청구되는 일이 있었는데, 이제는 지위·관여 정도·임금 수준까지 따져 개별적으로 비율을 정해야 합니다. 4호에 “임금 수준과 손해배상 청구금액”이 들어간 것이 특히 눈에 띕니다. 배상액이 개인의 지불 능력과 동떨어지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로 읽힙니다.
5. 함께 정비된 것 — 노동조합 결격사유
제2조 제4호는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 경우를 열거하는데, 이번 개정으로 라목이 삭제됐습니다. 현재 남은 결격사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가. 사용자 또는 항상 그의 이익을 대표하여 행동하는 자의 참가를 허용하는 경우
- 나. 경비의 주된 부분을 사용자로부터 원조받는 경우
- 다. 공제·수양 기타 복리사업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 마.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하청·협력업체 근로자라면, 근로조건을 실제로 좌우하는 원청이 교섭 상대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다만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범위인지가 관건이므로, 어떤 사항을 누가 정하는지를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조합 활동을 하는 근로자라면, 손해배상 위험이 크게 줄었습니다. 다만 완전 면책은 아닙니다. 제3조 제3항이 근로자 개인의 책임을 전제하고 비율 산정을 요구하는 구조이므로, 책임이 아예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정확히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주라면,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범위가 함께 넓어졌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특히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여하는 정도가 어디까지인지 점검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노란봉투법이 정식 법률 이름인가요?
아닙니다. 정식 명칭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며, 노란봉투법은 이 법 개정을 가리키는 별칭입니다. 2025년 9월 9일 개정돼 2026년 3월 10일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Q. 이제 파업하면 손해배상을 아예 안 물어도 되나요?
그렇게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제3조 제1항이 사용자의 배상 청구를 제한하지만, 제3항은 법원이 근로자에게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를 전제로 책임비율 산정 의무를 정하고 있습니다. 즉 책임이 인정될 여지 자체는 남아 있고, 다만 그 크기를 개별적으로 따지도록 한 것입니다.
Q. 원청이 무조건 교섭에 나와야 하나요?
아닙니다. 조문은 근로조건을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경우,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고 정합니다. 해당 사항인지에 따라 달라지며, 구체적 판단은 사안별로 다툼이 예상됩니다.
Q. 구조조정 반대 파업도 적법해졌나요?
노동쟁의 정의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이 포함됐으므로 종전보다 범위가 넓어진 것은 맞습니다. 다만 노동쟁의에 해당한다고 곧바로 적법한 쟁의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고, 조정 절차 등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