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노트

회사가 정년을 늘려놓고 옛 정년으로 내보냈다면 — 대법원, “그건 해고” (2024두41038)

정리·발행 2026.08.13 읽기 4분
판결노트

회사가 정년을 늘려놓고 옛 정년으로 내보냈다면 — 대법원, “그건 해고” (2024두41038)

핵심 요약
  • 정년 도달로 근로관계가 당연종료됐는지는 다툼이 벌어지는 그 시점에 실제로 효력이 있던 정년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 소급 적용되는 정년 규정은, 그 규정이 아직 유효하게 발효되지 않은 시점의 판단 기준으로 쓸 수 없습니다.
  • 회사가 취업규칙을 개정해 정년을 60세에서 64세로 늘려놓고도, 이사회 의결 전에 옛 정년(60세)이 아닌 새 정년(64세)을 근거로 퇴직 처리하면 해고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사건번호 대법원 2024두41038, 2024년 11월 20일 선고.

정년을 앞두고 있거나, 회사가 정년 연장을 발표한 뒤에도 애매한 시점에 퇴직 처리를 당한 경우 참고할 만한 판결입니다. “정년을 늘려주겠다”는 회사 방침을 믿고 있었는데, 정작 그 방침이 서류상으로만 존재하고 실제로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상태에서 퇴직 처리를 당했다면 어떻게 되는지를 다뤘습니다.

사건의 경위

한 사회복지법인이 정년을 ’64세에 도달한 날’로 하고 시행일을 2020년 9월 8일로 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인의 이사회는 개정 취업규칙의 시행일이 지난 2022년 3월 24일에서야 “시행일부터 소급하여 시행한다”는 내용을 추인하는 심의·의결을 했습니다.

문제는 그 사이에 벌어졌습니다. 법인은 종전 60세 정년에 도달한 뒤에도 계속 센터장으로 근무하던 근로자에게, 개정 취업규칙에 따른 새 정년인 64세가 되는 2021년 6월 25일 자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통보하고 정년퇴직 처리했습니다. 이사회가 소급 시행을 추인 의결하기 전 시점입니다.

쟁점 — 어느 정년을 기준으로 판단하나

원심은 이 정년퇴직 처리를 해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정년 도달로 근로관계가 당연종료됐는지는, 그 당연종료 여부가 다투어지는 시점에 유효하게 효력이 발생한 정년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나중에 소급 적용하기로 한 정년 규정을 끌어와 그 시점의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봤습니다.

이 사건에서 정년퇴직 처리가 이뤄진 2021년 6월 25일 당시, 개정 취업규칙은 이사회 심의·의결을 아직 받지 못해 효력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효력 없는 64세 정년을 근거로 근로관계가 당연종료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판단입니다.

그래서 왜 ‘해고’가 되나

64세 정년 규정이 그 시점엔 무효였다면, 이 근로자에게는 여전히 종전 60세 정년이 적용되는 상태였고, 이미 그 정년을 넘겨 계속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한 것은, 형식은 ‘정년퇴직’이지만 실질은 정당한 이유 없는 근로관계 종료 통보에 해당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는데, 정년 규정이 무효인 상태에서의 ‘정년퇴직 처리’는 이 조항이 말하는 해고 제한을 우회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참고 — 법정 최저 정년은 60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고(제19조 제1항), 60세 미만으로 정했더라도 60세로 정한 것으로 봅니다(제19조 제2항). 이 사건처럼 회사가 정년을 60세보다 더 늘리는 것 자체는 자유지만, 그 연장 규정이 언제부터 실제 효력을 갖는지가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회사가 “정년을 연장하겠다”고 공지했다고 해서 그 즉시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취업규칙 개정은 통상 이사회 의결이나 근로자 과반수 동의 같은 정해진 절차를 거쳐야 확정됩니다. 절차가 끝나기 전에 회사가 새 정년이나 옛 정년 중 자신에게 유리한 쪽을 골라 적용하려 한다면, 그 시점에 실제로 유효했던 규정이 무엇인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반대로 근로자 입장에서도 유용합니다. 정년 연장 공지를 믿고 있었는데 그보다 이른 시점에 퇴직 처리를 당했다면, 퇴직 처리 시점에 그 연장 규정이 정말 유효하게 발효돼 있었는지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사회 의결일, 노동조합 동의일, 취업규칙 게시·주지 시점 등이 근거 자료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회사가 정년을 연장한다고 발표하면 그때부터 바로 적용되나요?

아닙니다. 취업규칙 개정에 필요한 절차(이사회 의결, 근로자 동의 등)가 마무리돼야 효력이 발생합니다. 발표와 실제 발효 시점은 다를 수 있습니다.

Q. 정년퇴직 처리를 당했는데 이게 해고가 될 수도 있나요?

정년퇴직 처리의 근거가 된 정년 규정이 그 시점에 유효하지 않았다면, 실질적으로 정당한 이유 없는 근로관계 종료로 취급돼 해고에 해당할 여지가 있습니다.

Q. 법으로 정한 최소 정년이 있나요?

네, 60세입니다. 사업주가 60세 미만으로 정년을 정해도 60세로 정한 것으로 봅니다(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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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대법원 2024. 11. 20. 선고 2024두41038 판결(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19조, 근로기준법 제23조(법제처). · 본 글은 공개된 대법원 판결의 요지를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것으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의 결론은 취업규칙 개정 절차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구체적인 사안은 고용노동부(1350) 또는 대한법률구조공단(132)에 문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