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번호614339
살인미수[장애인인 소년에 대한 형사사건의 심리 및 적합한 처분 등에 대한 판단 방법, 정신적 장애 관련 주장에 대한 양형심리 절차 및 양형판단 방법 등이 문제된 사건]
이 판결이 근거한 법령·조항
법원의 핵심 판단 (원문 일부 인용)
[1] 헌법이 선언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내용 및 피고인이 양형과 관련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고 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는 것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포함되는지 여부(적극) / 법원이 소년에 대한 형사사건을 심리할 때 유의할 사항 및 활용할 수 있는 제도 / 장애인인 피고인이 형사재판절차에서 조력을 요청하는 경우 법원이 고려할 사항 및 취할 조치 / 법원이 정신적 장애인인 소년에 대한 형사사건의 심리 및 처분 등을 판단할 때 유의할 사항
[2] 피고인이 자신의 정신적 장애를 밝히거나 이를 이유로 심신장애, 치료의 필요성 등을 주장하는 것을 ‘죄를 반성하거나 후회하고 있지 않다는 인격적 비난요소’로 보아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삼는 것이 허용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및 이때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참작하는 경우, 피고인의 정신적 장애 상태에 관한 면밀하고도 충분한 심리가 뒷받침되어야 하는지 여부(적극)
[3] 소년이자 정신적 장애인인 피고인이 이성적으로 좋아하게 된 甲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고 친구 관계마저 끊으려고 하자 甲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망치, 과도 등을 소지 후 甲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치고, 과도로 甲의 얼굴, 목 등을 수회 찔러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이를 제지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의 정신질환은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여지가 있고, 피고인이 기존의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아니한 채 단순히 징역형을 복역하다가 출소하여 범행 이전과 유사한 생활환경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여전히 정신질환으로 다시 범행을 저지를 개연성도 적지 않아 보임에도, 소년이자 정신적 장애인으로서의 특성과 관련된 피고인의 변소를 가중적 양형조건 중 하나로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1] 대한민국헌법(이하 ‘헌법’이라 한다)은 제12조 제1항 후문에서 적법절차의 원칙을 천명하고, 제27조에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형사절차의 진행과정과 결과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그에 필요한 절차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헌법이 선언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내용이 된다. 피고인이 사실, 법리뿐만 아니라 양형과 관련하여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고 자료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는 것도 그러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에 포함된다.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환경 조정과 품행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소년법 제1조). 따라서 법원은 소년에 대한 형사사건을 심리할 때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지도이념에 초점을 맞추어 소년의 심신상태, 품행, 경력, 가정상황, 그 밖의 환경 등에 대하여 정확한 사실을 밝힐 수 있도록 특별히 유의하여야 한다(소년법 제58조 제2항). 이를 위해 법원은 소년에 대한 형사사건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을 조사하도록 조사관에게 위촉하거나(소년법 제56조), 판결 전 조사 제도(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19조)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장애인의 재판받을 권리(헌법 제27조)를 보장하기 위한 전제로서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사법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사법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장애인인 피고인이 형사재판절차에서 조력을 요청하는 경우 법원은 해당 피고인의 장애 유형과 정도, 연령 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국선변호인 외에 보조인이나 통역인, 신뢰관계인 등의 절차 관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그에게 적합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헌법이 보장하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형사재판의 기본이념, 소년법의 목적, 장애인인 소년의 절차적 지위와 권리,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보호하기 위한 관련 규정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정신적 장애인인 소년에 대한 형사사건의 심리를 담당하는 법원으로서는 해당 소년이 호소하는 정신적 장애나 사법적 조력 요청 등을 가벼이 여겨서는 아니 된다. 그뿐만 아니라 해당 장애의 내용과 정도, 그 장애가 범행에 미친 영향이나 장차 사회적 행동에 미칠 영향, 재범의 위험성 및 치료감호시설에서의 치료의 필요성 등에 관하여 조사 또는 감정을 실시하는 등으로 개별 사안에서 적합한 방법으로 구체적 사정을 충실하게 심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범행 당시에 피고인이 심신장애의 상태에 있었는지, 검사에게 치료감호청구를 요구할 필요가 있는지, 해당 피고인의 소년이자 정신적 장애인으로서의 특성을 고려한 적합한 처분이 무엇인지 등을 신중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2] 장애인인 피고인은 형사사법절차 내에서 자신의 장애 등을 밝혀 관련 법령에 근거한 각종 조력을 받아 충분한 방어행위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이를 실질적으로 보장함으로써 법 앞의 평등(대한민국헌법 제11조)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장애인에 대한 형사사법절차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자신의 정신적 장애를 밝히거나 이를 이유로 심신장애, 치료의 필요성 등을 주장하는 것을 ‘죄를 반성하거나 후회하고 있지 않다는 인격적 비난요소’로 보아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삼는 것은, 피고인이 장애를 밝히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고 장애인으로 하여금 형사사법절차 내에서 충분한 방어행위를 할 수 없게 하여 비장애인과의 관계에서 실질적 평등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 예외적으로 피고인의 그러한 주장이나 태도가 피고인에게 보장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형사처벌을 모면하기 위한 변명에 불과하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시도에 기인한 경우 등에는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참작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나, 이러한 판단을 위해서는 피고인의 정신적 장애 상태에 관한 면밀하고도 충분한 심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3] 소년이자 정신적 장애인인 피고인이 이성적으로 좋아하게 된 甲이 자신을 만나주지 않고 친구 관계마저 끊으려고 하자 甲을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망치, 과도 등을 소지 후 甲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치고, 과도로 甲의 얼굴, 목 등을 수회 찔러 살해하려고 하였으나,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이를 제지하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2018. 11.경부터 2024. 5.경까지 정신질환 등을 이유로 지속적으로 정신과 입원치료나 통원치료를 받았고, 2024. 7. 2.경부터 2024. 7. 29.경까지 병원에서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다가 퇴원한 점, 피고인에 대한 진료기록부 등에는 피고인이 정신적 장애로 인하여 자·타해 위험성이 있고 계속적인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언급되고 있었으나 피고인은 보호자의 퇴원 요청 등에 따라 병원에서 퇴원한 지 약 20일 만에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정신적 장애로 인한 심신미약, 전문적인 치료의 필요성 등을 주장하면서 그에 부합하는 자료들을 제출하였고, 제1심에서는 의사소통이나 의사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정신적 장애 등을 호소하면서 사법적 지원을 요청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의 정신질환은 범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여지가 있고, 피고인이 기존의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아니한 채 단순히 징역형을 복역하다가 출소하여 범행 이전과 유사한 생활환경으로 복귀하게 된다면 여전히 정신질환으로 다시 범행을 저지를 개연성도 적지 않아 보임에도, 위와 같은 사정에 대하여 충실하게 심리하지 아니한 채 제1회 공판기일에 곧바로 변론을 종결한 다음, 소년이자 정신적 장애인으로서의 특성과 관련된 피고인의 변소를 가중적 양형조건 중 하나로 보아 징역 장기 8년, 단기 5년 등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장기 9년, 단기 6년 등을 선고한 원심판단에 장애인인 소년에 대한 형사사건의 심리 및 적합한 처분 등에 대한 판단 방법, 정신적 장애 관련 주장에 대한 양형심리의 절차 및 양형판단의 방법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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